기재부, 과학예산 구조개혁 연구용역…R&D 카르텔 손보나

입력 2024-02-29 14:14   수정 2024-02-29 14:34


정부가 ‘예산 삭감' 논란을 빚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집중 지원할 R&D 분야를 선별하는 ‘구조개혁’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29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R&D 구조개혁 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용역 공고를 냈다. 연구 목적은 ‘국가 R&D 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래 R&D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기 위한 취지로 해석됐다. 현재 국가 R&D 추진 체계의 문제점과 한계를 검토해 개선 방안을 찾아내고, 중장기적으로 R&D 투자가 집중·지속돼야 할 분야를 살펴보는 것이다. 과제 기간은 6월 30일까지다.

연구 용역 공고를 낸 곳은 기재부 미래전략국이다. R&D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먼저 제안한 것은 지난해 7월 출범한 제6기 중장기전략위원회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장기전략위는 20년~50년 단위의 국가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기재부 장관의 자문기구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담긴 ‘미래세대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마련’ 방침에 따라 R&D 쪽도 들여다보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예산 삭감 등 R&D 개혁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전략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과학계에선 그동안 R&D 예산과 관련해 제기된 문제점들이 전반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학계에선 특정 협회와 친분이 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R&D 예산을 나눠갖는 관행이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정 대학·단체가 연구 과제를 싹쓸이하는 ‘R&D 카르텔’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올해 정부가 편성한 R&D 분야 예산은 26조5000억원이다. 기존에 R&D 분야로 편성됐다가 올해부터 일반 재정사업으로 이전된 예산까지 고려한 실질 규모는 2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5000억원(7.9%) 감소했다. R&D 예산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1991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연구 현장의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예산을 줄이는 와중에도 장학금이나 연구장려금을 포함한 기초연구 지원 금액을 2078억원 증액했다. 젊은 연구자에 대한 R&D 예산도 전년 대비 54.6% 증가한 8266억원으로 확정했다. 석·박사급 연구인력 지원이나 임용 전 연수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과학계에선 인건비가 깎이고 연구가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해 10월 내놓은 ‘2024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에서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합리화’ 정책을 비판했다. 중장기적 지출 방향과 일관성이 부족하고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기준으로 보면 R&D 사업 중 2024년 종료되거나 통폐합된 세부 사업은 267개로, 1486개 계속 사업 중 813개(54.7%) 사업은 전년 대비 감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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